박진영이라는 가수가 지닌 정체성은 분명하다. 그는 자기 입으로 말했듯이 ‘딴따라’다. 1집 ‘날 떠나지 마’부터 ‘청혼가’, ‘엘리베이터’, ‘그녀는 예뻤다’, ‘하니’, ‘Kiss me’, ‘난 여자가 있는데’까지 대중이 사랑했던 그의 모든 노래에는 노래와 춤이 하나 되어 움직이는 ‘딴따라’의 성격이 짙게 배어 있었다. 여기에 박진영을 정의하는 또 하나의 정체성이 있다. 금기를 깨는 파격이다.

박진영은 데뷔 초부터 계속해서 금기를 깨온 ‘딴따라’였다. 전설이 되어 버린 투명 비닐바지는 박진영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금기시되어 있는 많은 것들을 노래 속으로 끌고 들어왔을 때, 딴따라 박진영은 그 어떤 딴따라보다 파격적이고 충격적이었다. 그는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성애를 노래에 넣었고, 바로 여기에 키스 해달라고 노골적으로 요청했으며, 여자가 있는데도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온다고 고백했고, 한 가정의 모습을 질투하기까지 한다. 그만큼 통속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노래 안에 끌고 들어온 사람은 드물다.

거기에 한국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노골적인 안무, 엉덩이를 쓸어 올리고 등 성행위를 묘사하며, 19금 콘서트를 개최하는 그의 모습은 파격이라는 말로만 설명할 수 있다. 박진영은 가장 파격적인 딴따라다.

그런 그가 삶에 대한 고민을 노래했을 때, 대중은 그 모습에 크게 환호하진 않았다. 소속 가수의 성공보다는 그 가수의 삶과 인생이 더 중요하다고 대놓고 말하는 박진영답게, 삶에 대한 고민을 담은 그의 행보에는 분명 큰 성장이 따랐을 것이고, 그를 더욱 넓게 만드는 계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은 언제나 ‘파격적인 딴따라’로서 박진영을 기대하는 것 같다. 그가 그런 모습을 보일 때마다 대중은 한결같이 환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어머님이 누구니’가 소속가수 미쓰에이를 누르고 차트 1위에 오른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다시 ‘파격적인 딴따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대놓고 엉덩이에 대한 집착을 노래한다. 그리고 도대체 어머님이 누구냐며 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직접적인 가사를 내뱉는다. 여기에 역시 엉덩이를 강조하는 신나는 춤이 추가된다. 대중이 사랑했던 ‘파격적인 딴따라’의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를 단순한 과거로의 회귀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는 그동안 연기를 했고, 삶을 고민했고, 무엇보다 계속해서 춤추고 노래했다. 그 시간은 그대로 그에게 쌓여 있는 듯하다. 무대에서 그는 더욱 편안해졌고, 세련되어졌으며, 더욱 위트 있어졌다. 노바디 뮤직비디오 때부터 꾸준했던 그의 코믹한 표정은 더욱 변태적이 됐고, 노래는 더욱 자기 목소리 같아졌으며, 춤은 많은 나이에도 녹슬지 않았다. 40대 중반의 가수가 무대에서 신나게 춤추고 노래한다는 사실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박진영이 돌아왔다.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으로,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 그대로. 그의 고민의 정착지가 ‘딴따라’라는 것이 대중에게는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은 그의 춤과 노래를 즐기고 싶어 할 테니까. 그의 복귀가 무척이나 반갑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