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주식/주식ai : 현재 추진중인 원료의약품 구하기… 진단과 처방의 기전

주식 : ① 종종 원료의약품 구할 수 없다.② 완제의약품 품절의 원인이 되고 있다.③ 국산 원료의약품 자급률이 낮다.④ 국산 원료의약품을 살려야 한다.⑤ 해법은 국산 원료사용 완제의약품 약가 반영.

[끝까지HIT 7호]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의약품 주권론이 고개를 들던 2021년 5월, 제약바이오 정책 잡지 <끝까지 HIT> 창간호는 '고독사 내몰린 K-원료의약품'이라는 기획 기사를 통해 우리나라 원료산업의 어려운 현실을 공개했다. ①낮은 자급률 ② 정책 사각지대 ③국내 완제사의 외면 ④ 성분 원산지 표기와 같은 문구 뒤에 감춰진 암울한 현실을 들춰내 산업계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신약 개발과 바이오, 국산 원료의약품 산업은 소위 시대를 선도하는 용어들에게 밀려나 사회적, 정책적 눈길을 받지 못한 지 아주 오래였는데, 때마침 세상을 뒤덮은 코로나19 팬데믹은 백신과 의약품, 그리고 원료의약품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자국민들에게 백신을 맞출 수 있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로 세상이 갈라지는 현실에서 '글로벌 원료의약품의 슈퍼마켓' 구실을 해온 중국과 인도 역시 코로 나에 포위되며 팬데믹 이전처럼 원료수급은 원활하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아세트아미노펜, 슈도에페드린, 항생제 원료가 주성분인 완제의약품들이 품귀 현상을 빚다가 품절되고는 했다.

원료의약품 문제는 선진국도 마찬가지였고, 이들 선진국의 정책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쳤다. 자국 중심의 세계 공급망 재조정 차원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2월24일 행정명령 발효와 함께 미국경쟁법을 제정해 원료의약품 등 '공중보건 공급망 구축' 및 미국의 장기적 제조능력 확보에 나섰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 및 후생노동성도 2020년 6월30일 국내 투자 촉진 사업비 및 의약품 안정 공급 지원 보조금 정책을 발표했다. 해외의존도가 높은 원료의약품을 국내서 제조하는 공급사업자에게 3060억엔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지원의 대상은 아미노페니실란산, 아미노세팔로스포린산, 반코마이신 등 항생제 중간체였다.

우리나라 민관은 완제의약품 품절로부터 각성된 사회적 문제였던 만큼 20% 중 후반까지 떨어진 국산 원료의약품의 자급률 복원과 함께 시급하게 자급화가 필요한 원료 및 완제의약품의 제품화에서 답을 찾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료의약품 자급률 현황에 따르면 2016년 27.6%, 2021년 24.4%, 2022년 11.9%로나타났다. 수치 등락이 있지만 명확한 사실은 자급률이 낮다는 점이다.

자급률 증진과 관련해 국내 제약산업계는 일제히 "국산 원료를 사용한 완제의약품에 대해 약가 우대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2012년 약가 일괄 인하 시행 후 대부분 완제의약품 제약회사들이 국내 원료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중국 등 외국산 원료를 쓰게 됐던 만큼 국산 원료를 사용한 완제의약품의 약가를 우대하게 되면 완제 제약회사들이 국산 원료를 쓰게 돼 자급률이 회복될 것이라는 논리다.

유사한 제도는 지금도 시행되고 있다. 완제 제약회사가 직접 생산한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 일반 제네릭 약가보다 높은 68%를 1년간 우대받고 있다. 다만, 제약 산업계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여기에 가산 대상과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산 대상의 경우 현행 '자사' '자회사' 같은 조건을 폐지해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원료의약품 사용 완제의약품에 대해 약가를 우대해 달라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완제 제약회사 A는 계열사인 원료의약품 회사 B의 원료를 써 약가 우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A와 B, 모두 이익이 된다.

완제 약가 인상을 통한 원료약 기살리기 낙수효과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원료약 생태계가 작동되도록 종합정책 필수

그런데 이 같은 메커니즘의 정책적 함정은 ①완제를 생산하지 않으면서 완제 제약회사의 계열사도 아닌 순수 원료의약품 회사의 판로 및 입지가 더 좁아지는 것과 함께 ②완제 제약회사들이 시장 규모가 큰 품목 위주로 자급자족 체제를 강화하거나 계열사인 원료의약품 회사와 수직계열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큰 품목을 갖고 있는 완제 제약회사에만 혜택이 집중된다. 결국 판매 금액 측면의 자급률은 높아지지만, 다양한 종류를 커버하는 원료약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는 구멍이 뚫릴 수 있다. 원료산업 전체 발전에 바람직한 기대효과일 수 없다.

극단 모형을 예로 들어 보자. 만약 원료 수출국들이 항생제 중간체 등 원료 수출을 아예 중단하고 다른 국가에서도 조달할 수 없는 긴급 상황인 경우 대한민국 원료의약품 산업계는 이에 대처할 수 있을까? 원료산업 진흥정책의 방향성은 원료 산업 생태계의 복원을 목표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원료산업계 한 관계자는 "기초물질 업체, 출발물질 업체, 중간체 업체, API 업체가 유기적 연관성으로 얽힌 생태계라면 어떻게 하든 긴급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지만, 특히 생태계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중간체 업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허약해진 한국 생태계라면 무방비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약가 우대 정책은 생태계 복원의 한 갈래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완제의약품 약가 인센티브를 통한 국산 원료의약품 자급률 증진 정책이 노리는 것은 '전형적인 낙수효과'다. 그런데, 현재로선 완제의약품 약가 우대정책이 불러올 국산 원료의약품 자급률 향상 효과가 중국이나 일본처럼 보조금 형태로 원료회사를 직접 지원함으로써 원료의약품 생태계를 살려내 얻어낼 수 있는 효과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일지 단언할 수 없다. 자급률 목표치를 몇 %에 맞추는 것이 적정한 것인지, 국산 원료의 정의나 범위를 어떻게 정 할지도 정해진 것은 없다.

분명한 것은 보건복지부가 3월24일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 계획'을 통해 원료의약품 자급률 제고를 위해 약가 우대 등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생산·제조시설에 대한 규제 개선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것뿐이며, 이에 맞춰 민관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는 점이다.

원료업계 한 관계자는 "원료의약품 기업과 완제의약품 기업은 상호의존적 관계라 약가 우대가 원료의약품 산업을 진흥하는데 분명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원료의약품 산업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정책도 병행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21년 12월 낸 '국내외 원료의약품 산업 현황 및 지원 정책 연구' 보고서는 "범부처 컨트롤타워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컨트롤타워의 함의는 ①약가 우대 ②필수 난치, 희귀약 원료에 약가 우대 및 조세특례 제공 ③합성 원료의약품에 조세특례 적용 ④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와 원료 제조사간 신약 공동 R&D 지원 ⑤고부가가치 신약 API 생산 연구 개발 지원 ⑥연속생산(CM), 첨단 생산장비 도입, 생산 개발 방식 지원 등 '종합적 지원 패키지'다.

원료의약품전문위원회를 갖춘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세제 지원을 다방면으로 건의했다. 필수 국산 원료의약품을 국가 전략기술에 포함하고, 일반 국산 원료를 신성장·원천기술에 넣어 R&D 비용과 시설 투자에 부과되는 세금을 깎아 달라는 요청이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도 2022년 5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5년간 10품목 이상 '국내 제품화를 위한 생산 기술을 개발해 국가필수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방향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