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 4‧10 총선이 겨우 보름밖에 안 남았는데도 더불어민주당 사령탑인 이재명 대표는 격전지 유세장 대신 법원 포토라인 앞에 서야 한다.

ai 투자 : 1분 1초를 아끼며 선거운동에 전력을 쏟아야 할 시점에 제1야당 대표가 법정을 들락거리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그 모습이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도되는 건 윤석열 정권이 가장 바라던 광경이었을 것이다. 역대 총선에서 유례가 없는 이 같은 상황을 연출한 기획자는 1차적으로 검찰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재판을 총선 뒤로 조금만 미루면 되는 데도 공판기일 변경을 절대 해줄 수 없다고 오기에 가까운 완고함을 보이는 '대장동 재판부'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게 이 대표 측 시각이다.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이 대표의 발목을 잡고, 여권에겐 소위 '사법리스크'를 공격할 절호의 먹잇감을 던져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장동 재판'에 총선일까지 최대 4회 연속 출석해야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이 대표가 내일 정상적으로 재판 시간에 맞춰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26일 오전 7시 30분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에 출연하고, 이어 서울 서대문갑 지역인 지하철 2호선 아현역에서 출근 인사를 한 뒤,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로 진행될 대장동·백현동·성남FC 사건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한다.

이 재판부 김동현 부장판사가 '구인장 발부'까지 거론하며 강제 소환을 공언했기 때문에 이 대표로서는 선거운동을 포기하는 길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다. 이 대표는 26일에 이어 29일에도 이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이후에도 총선 전까지 추가로 2회 정도 더 대장동 공판이 열릴 전망이다. 선거전 막판 가장 절정의 시기에 큰 족쇄가 아닐 수 없다.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에 직접 출석하고 있는 형사 재판은 총 3건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아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가 성남시장 재직 때는 하위 직원이라 몰랐다"고 답한 것을 검찰이 '허위 사실 공표'라며 기소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이 대표가 2018년 5월 29일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나는 누명을 썼다"고 한 발언이 검찰에 의해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되자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재판에서 위증하도록 시켰다는 위증교사 혐의 사건, 그리고 검찰이 가장 심혈을 기울였을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사건이다.

공직선거법 재판은 한 달에 두 차례, 위증교사 재판은 한 달에 한 차례 열리는 반면 대장동 재판은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열린다. 이 대표 측은 약 한 달 전에 각 재판부에 총선 전까지 법정 출석이 어렵다며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서' 등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 이 가운데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재판은 요청이 받아들여져 이 대표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궐석재판으로 진행하거나 기일을 총선 뒤로 연기했다.

공직선거법 재판은 궐석으로, 위증교사 재판은 연기…유독 대장동 재판만

그러나 유독 대장동 사건 재판부는 총선 때까지 이 대표 출석 하에 공판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16일 재판부가 공동피고인인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었을 때 이미 이 대표 변호인단은 촉박한 총선 일정을 사유로 3월 19일 재판 출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당시 변호인단은 "3월 19일 공판기일에는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의 변론을 분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증인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이 대표 쪽의 반대신문은 끝난 상황이니, 정 전 실장 쪽만 재판에 나와 유 전 본부장에 대한 나머지 반대신문을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 쪽의 사정을 고려해줄 수 없다"면서 "(정 전 실장 쪽이 유 전 본부장에게 하는) 반대신문은 정진상의 것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재판에도 증거로 쓰일 수 있다. 변론분리는 불가능하다"고 거부했다. 변호인단이 "방어권을 포기하겠다"며 거듭 양해를 구했는데도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19일 공판 때 이 대표는 총선 유세를 이유로 그 전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19일 당시 이 대표의 유세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강원‧경기 일대를 누비는 빡빡한 시간표인데, 선거에 임박해서 당 대표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세몰이를 하는 행보는 지역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강행군을 펼칠 수밖에 없다.

① 11:00 춘천 중앙시장 및 명동거리 방문 / 춘천시 약사고개길 3-1

② 11:40 강원 현장 기자회견 / 춘천시청광장

③ 14:30 원주 중앙시장 및 문화의 거리 방문 / 원주시 원일로 115

④ 16:30 경기 이천 현장 기자회견 / 이천중앙로 문화의거리

⑤ 17:00 경기 이천 관고전통시장 방문인사 / 이천시 중리천로21번길 11

⑥ 19:20 경기 성남 중원 거리인사 / 다이소 성남모란점 앞

⑦ 19:40 경기 중원·수정 현장 기자회견 / 모란오거리 광장 형제들감자탕 성남점 앞

⑧ 20:20 경기 분당 현장 기자회견 / 야탑광장 동측 야탑역 1번 출구 앞

⑨ 20:40 야탑 먹자골목 거리인사 / 성남시 분당구 장미로86번길 18

변호인단 "정당민주주의와 선거의 중요성" 역설에도 재판부 "구인장 발부"

그러나 재판부는 이 대표의 불출석을 다시금 불허했다. 예정대로 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에서 검찰 역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재판장인 김동현 부장판사가 재판의 시작을 알리자마자 검찰은 "피고인의 불출석과 관련해 말씀드리겠다"며 "지난 기일에 불출석 요청을 했지만 재판부가 명시적으로 불허했다. 형사 사건에서 개인 사유를 들면서 무단 불출석하고 지속 반복된다면 출석 담보와 강제를 위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에 대한 강제 구인을 재판부에 사실상 촉구한 것이다. 이에 변호인단은 강력 항의했다.

"이재명 피고인은 이번에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제1야당의 당 대표로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헌법상 정당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선거가 갖는 의미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단순히 이재명 피고인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점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검찰 측 주장은 제1야당 대표로서 선거에 임해야 함에도 계속 불출석할 경우 신병을 강제로라도 인치해서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검찰 측 인식이 너무나 헌법과 괴리돼 있다. 아무리 검찰이라지만 통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재판 일정은 피고인의 생업을 고려해 조율하는 게 원칙이다. 재판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투표권 행사라는 중요한 절차에 대해 당 대표 활동에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가. 재판만 중요한 것인지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일반인이라면 개인적인 사정이 얼마든지 고려됐을 것이다. 피고인과 관련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불출석까지도 출석하도록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몇 년 걸릴지 모를 재판인데 20일 늦춘다고 큰 차질 생기나"

"사건 병합 안 해줘 재판이 3개…이재명에 특혜는커녕 불이익"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변호인 말씀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선거 일정 때문에 못 나오는 건 고려해줄 수 없다"며 "다음 기일에 이재명 피고인이 안 나오면 강제 소환을 바로 고려하겠다. 26일에 안 나오면 구인장 발부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변호인단은 다시금 호소와항변을 시도했다.

"선거까지 한 20일밖에 안 남았다. 이 재판이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데 20일을 뺀다고 해서 전체적으로 재판 진행에 얼마나 차질이 빚어질지 의아하다. 총선에서 당 대표이자 후보자로 활동해야 하는 피고인을 강제로 구인하는 건 법원 입장에서 좋은 모양이 아니다. 공직선거법에서도 체포‧구속에 예외를 두고 선거권과 투표권을 중요시하는데 20일밖에 안 남은 그 기간도 용인 못 해준다는 걸 납득할 수 없다."

"사실 피고인 입장에서는 재판을 3개 받고 있는 것이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다. 위증교사 사건에서도 변호인이 주장했던 것처럼 관련 사건 모두를 병합해서 진행하는 게 재판에 있어서 거의 예외 없는 모습이고 그게 피고인의 권리라고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사회적인 이목이 집중됐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결정을 했다. 어떻게 보면 피고인은 특혜를 받는 게 아니고 오히려 재판 진행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선거 일정만 해도 빠듯한데 3개 재판에 동시다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 부장판사는 4월 10일까지만 불출석을 허용해달라는 변호인단의 논거를 모두 무시하며 그 이유로 '이 사건이 관심이 많은 사건'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대장동 사건에 언론 등의 관심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재판을 총선 뒤로 잠시 미룬다고 아우성을 칠 국민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총선 기간에도 이 대표가 반드시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할 이들이 있다면 주로 집권세력 측이거나 보수층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김 부장판사가 특정 여론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도이치모터스‧정진석 재판은 피고인 요청 수용해 총선 뒤로 연기

변호인단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재판도 총선 뒤로 연기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실제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안승훈 심승우 부장판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당초 3월 7일로 지정했던 공판기일을 4월 25일로 변경했다. 권 전 회장 측의 기일 변경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사건 항소심 공판은 지난 1월 9일이 마지막이었는데 다음 기일을 또 총선 이후로 미룸으로써 석 달 이상 공백을 거치게 됐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2심 재판 중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의 재판 일정도 총선 뒤로 미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이훈재·양지정·엄철 부장판사)는 정 의원에 대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 항소심에서 3월 12일로 잡혀 있던 2차 공판 일정을 5월 9일로 바꿔줬다. 역시 피고인 측이 낸 공판기일 변경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지난 2월 20일 재판부에 공판기일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정 의원은2017년 9월 페이스북에 "노 대통령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불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 씨는 가출을 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는 글을 올려 1심에서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5선 중진인 정 의원은 이번 항소심 공판기일 변경신청 나흘 전인 2월 16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구 공천을 받았다.

이재명 "아내까지 재판 불려 다녀…검찰독재정권에 반드시 책임 묻겠다"

이처럼 총선 뒤로 주요 재판을 미룬 사례와 여러 근거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 대표와 그 부인은 교대로 법정에 서는 신세에서 조금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씨의 경우 총 6명에게 10만 4000원어치의 점심 식사를 경기도 법인카드로 제공했다는 혐의로 지난달 26일 수원지법에 첫 출석했다. 이어 이달 18일에도 김 씨의 재판이 열렸지만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돼변호인만출석했다.같은 18일이 대표는위증교사 사건으로 서울지법에 직접 나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마포갑 지역구 유세를 벌이다 부부가 번갈아 가며법정에 서는 기막힌 상황에 대해 이렇게 토로했다.

"사실 저는 오늘 오후에 재판을 받으러 가야 합니다. 1분 1초가 정말 천금 같고 여삼추인데 이렇게 시간을 뺏겨서 재판을 받고 다니는 현실이 서글프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수사·기소권을 남용하는 이 검찰독재정권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겠다는 의지도 많이 생깁니다. 죄가 되든 말든, 증거가 있든 없든 일단 기소해서 재판을 받으면 몇 년 동안 고생하고, 돈 쓰고, 시간 낭비하고, 인생 다 망가진다는, 누군가가 한 말이 생각이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이 난관을 넘어서서 국민 승리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 아내도 자기 밥값을 자기가 냈는데, 지금 재판을 받으러 불려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얻어먹지도 않고 대접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을 정말로 철저하게 지켜왔는데, 제3자들끼리 아내도 모르게 밥값을 냈다는 이유로, 아내가 재판에 끌려다니고 있습니다. 제 아내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 당시에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저는 비록 이 중요한 시기에 시간을 뺏기고 재판에 끌려 다니지만, 이 시간만큼 국민들께서, 나라를 걱정하는 주권자들께서 난폭한 검찰독재권력에 대해서 저 대신 제가 할 일의 몇 배를 꼭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국민이 맡긴 국가 권력으로 정적을 탄압하고, 시간 뺏고, 돈 뺏고, 고통을 주는 이런 무도한 폭력 정권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진정 민주적이고 평등한 나라, 법 앞에 모두가 공평하게 취급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