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 함양에 전원주택을 지어놓고 살다가 교직 명퇴를 하고 나서 본가인 창원으로 돌아온 지 몇 해 째다. 남편과 나는, 겨울에는 가끔 집을 돌보러 가는 편이고 봄이 오면 바쁘게 두 곳을 오고 간다.

아파트 생활이 편리하고 편한 건 사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등록하고 시작한 복지관 수업도 있어 주중에는 도시인 이곳에 있어야 한다. 탁구와 캘리그래피, 댄스를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고 운동도 되니 일거양득이다. 남편도 그림 그리기와 기타를 배우고 있다.

지난주는 서울에 치과 시술과 다른 볼일이 있어 올라갔다 내려오는 김에 시골집에 들렀다. 연못가에 홍도화와 데크 옆 산당화가 만개해서 반겨주었다.

사람 소리가 나자 연못 속 물고기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비가 와서 꽃이 진 작은 연못도 예쁘고 이 봄 한 철도 이리 바삐 지나가는데, 모두 어여쁜 모습을 자주 못 봐서 미안하다는 생각도 든다.
큰사진보기 ▲ 전원주택홍도화 ⓒ 김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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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간단히 아침을 먹고 밭에 나간 남편이 머위와 고사리 올라온 사진을 보내온다.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마음이 급해져서, 하던 일을 미루고 밭으로 달려 나갔다.

머위는 내가 가장 기다리는 제철음식이다. 쌈도 사 먹고 된장에 무쳐도 먹고 아직도 보드라워 장아찌도 담았다. 물론 많이 따 와서 이웃과 아파트 경비아저씨들께도 드렸다.

지리산고사리는 통통하고 부드럽다. 고사리는 적어도 삼사일에 한 번은 꺾어줘야 하니 이제부터는 좀 더 자주 시골집에 가야 하겠다.

연못가 큰 엄나무 순도 삐죽 올라와서 하루가 다르게 초록이 짙어지니 앞집 부녀회장님 말씀이 한 주를 더 넘기지는 말아야 한다고 하신다. 저녁엔 마을회관에서 다들 모여 함께 저녁을 먹었다. 맛있는 거 먹을 일이 있으면 우리가 오는 때를 기다려 초대도 해 주시니 정말 따뜻한 이웃들이다.

도시와 시골을 오고 가며 한편 바쁘고 분주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자연 속 꽃과 나물, 과실 등 온갖 선물들과 대문 없이 오고 가며 담 넘어 나누는 시골인심에 나의 5도 2촌, 즉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촌에서 보내는 생활은 늘 즐겁고 감사로 충만하다.
큰사진보기 ▲ 시골집머위와 고사리 ⓒ 김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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