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여당이 다수당이 돼야 공약했던 정책을 차질 없이 할 수 있고, 그러지 못하면 거의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다"윤석열 대통령 2023년 1월 조선일보 신년인터뷰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을 심판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가 전면적으로 바뀔지,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데뷔 111일 만에 자취를 감출지 주목되는 가운데 기존 정치문법과 달리 '버티기''책임전가' 분위기가 여권 내부에서감지된다.

윤석열 정권 집권 2년차에 열린 22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 단독 174석, 범야권190석으로마무리됐다. 정권 5년 내내 '여소야대' 구도가 이어지는 상황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국민의힘은 20·21·22대 총선을 내리 패배했다. 이번 총선은 지난 총선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극적인 외부요인이없었다. 윤 대통령의 잇단 실정에 따른 '정권 심판론'이 선거판을 압도했다. 한 위원장의 '야당·이조 심판론'은 효과 없는 네거티브 공세로 확인됐다.

언론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불문하고 여권의 국정운영 기조 전면 전환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다음은 11일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사설 제목이다.

조선일보 <오만 불통 尹 민심이 심판, 남은 3년 국정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 참패한 집권여당, 협치·소통으로 국정기조 전면 혁신하라>
동아일보 <유례없는 與 참패… 국민은 尹대통령을 매섭게 질책했다>
서울신문 <재현된 여소야대…새로운 협치의 틀 함께 만들라>
세계일보 <민심의 준엄한 심판 받은 尹 대통령 불통 리더십 쇄신하라>
국민일보 <성난 민심 보여준 총선… 타협의 정치 하라는 명령이다>
한국일보 <민심은 정권을 무섭게 심판했다>
한겨레 <국민은 윤 대통령을 심판했다>
경향신문 < 민심은 윤석열 정권을 무섭게 심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거부하고 개헌·특검을 추진할 수 있는 '범야권 200석'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여권의 태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정권 내에 더는 총선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에서 여당이 '용산 출장소'를 탈피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보수언론 일각에서는 '한동훈 잔류' '윤·한 갈등 시즌2'를 전망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11일 기사 <한동훈, 참패 타격에도 당잔류 의지… ‘尹-韓 갈등 시즌2’ 가능성>에서 "한 위원장은 당장은 총선 성적표와 별개로 당에 남아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임기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당내에서는 한 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한동훈이 빠지면 누가 당을 재건하겠나. ‘대구·경북(TK)판 자민련’으로 가겠다는 건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한 위원장도 TK 의원들이나 당권에 도전하는 중진들 사이에서 자기 정치 내공을 쌓아 나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아직 대선까지 3년 남았는데 순탄하게 꽃길만 걸을 순 없다. 온갖 거친 시기를 겪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역대급 참패에도 불구하고 한 위원장이 정치적 생명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기류가 국민의힘 내에 흐르는 것이다. 그동안 한 위원장은 "공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봉사를 하면서 여생을 살 생각" "저는 뭘 배울 때가 아니라 공적으로 봉사할 일만 남았다" 등의 발언으로 총선 결과와 관계 없이 정치를 계속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겨레는 '한 위원장은 집에 가야 한다'는 국민의힘 내부 목소리를 전했다. 한겨레 기사<국힘서도 “참패 한동훈, 집에 가야”…정치적 벼랑 끝으로>에서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한 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집에 가야 한다. 정권심판론이 거센데 '범죄자 심판'만 얘기하고, 선거 판세 전략을 너무 잘못 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정권심판론이 그렇게 높은데, 당이라도 ‘전달자’가 되어 유권자의 분노를 풀어주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안 보였다”며 “생각보다 더 최악의 결과라 한 위원장도 버티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한 위원장이 취임 석달 만에 정치적 벼랑 끝에 서게 됐다며"특히 한 위원장이 총선에서 보수의 외연 확장에 한계를 노출한 것은 지도자로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한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은 맞지 않는다. 선거 과정에서 캐릭터의 한계를 보여줬고, 정치적 역량 부족을 절감했기 때문에 당대표 선거는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에게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는 분위기다. 동아일보는 "대통령실은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한 위원장이 요구했던 이종섭 주호주 대사 사퇴, 의료개혁 대화 등을 모두 수용한 만큼 한 위원장의 책임이 크다는 기류"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경기 화성을 지역에서 당선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은 총선 뒤에도 바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대패했는데 국정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보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그게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지금 국민은 아무 기대치가 없다. 오히려 많은 국민들이 예상하는 것은 의회(국민의힘)가 소수니까 더욱 독단적으로 하지 않을까 우려를 할 정도"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은 계속 본인의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다. 본인이 보수의 기반이 있는 분이 아니라 두 명의 대통령을 감옥애 보낸 분이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본인이 보수라고 아무도 인정 안 해준다고 생각하니까 계속 입으로 '자유' 같은 소리를 해야되는 것인데 행동은 '자유'랑 거리가 멀다. 이런 게 반복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 구조적인 문제를 탈피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보수정당은 계속 철학의 빈곤으로 가는 것"이라며 "내가 보수임을 밝혀야 된다. 내가 보수임을 밝힐 때 철학적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지지층 중 맹종하는 지지층에 쉬운 언어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는 총선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 국정 전반을 되돌아보겠다"면서도 "민생경제 회복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개혁과제 추진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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